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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그 입 다물라

2008.12.29 15:13

 


"이런 국회 세계에서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81회 생일을 앞두고, 자택을 방문한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최근 국회 파행에 대하여 내던진 말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런 국회 세계에서 없을 것"이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 했으며, "해머로 국회의사당의 문짝을 때려 부수는 그런 나라가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 야당이 허구한 날 여당의 발목잡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에 덧붙여 "다수의석을 갖고도 아무 일도 못하면 무능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MB법안 강행처리를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과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올바른 국회운영'에 대해서 말할 자격이 있을까?
이미 그는 파행 국회, 망신 국회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경험이 있다.

1996년 12월 26일, IMF를 불러온 장본인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신한국당(구 한나라당)은, 야당이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합의해주지 않자, 신한국당은 그 날 새벽 버스를 이용해 쥐새끼처럼 국회의사당에 들어가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유례없는 전례가 있다. 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반민주적인' 국회의 모습이자, 세계적인 망신감이었다.

하지만, 당시 노동자들과 국민들은 역사상 유례없는 날치기 악법에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민주노총(당시 초대위원장 권영길)은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하였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도부 20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공안탄압에 나섰지만, 파업 대오는 날이 갈수록 점점 불어나 총30만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하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시민사회 각계각층 역시 정부의 '날치기 악법' 통과에 반발해, 매일 성명서 발표가 줄을 이었고, 대규모 집회가 이루어졌다.  

역사상 유례없는 날치기 악법에 맞선,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총파업이자, 국민적 저항이었다.

결국, 김영상 전 대통령은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다.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철회하고, 날치기 악법 통과 백지화를 선언하고 만 것이다. 이는 분명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했던 국민들의 열망이 담긴 위대한 승리였다.

2008년 말. 1996년 '날치기 악법' 때와 유사한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아니, 더 심각하다. 부자살리기-서민죽이기, 반민주 법안들이 넘쳐나고 있고, 언론인들은 '방송법 개악'에 맞서 공영방송을 사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MB와 한나라당은 이를 강행처리 하는데만 급급하다. 과거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신한국당의 명분은 하나였다. '어려운 경제위기 속에서 꼭 이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어찌도 지금과 이렇게 꼭 닮을 수 있을까?

IMF를 불러온 김영삼 전 대통령과 신한국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날치기 악법'을 강행처리 했다가, 결국 어마어마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좌초하고 말았다.

1996년 국민들에게 커다란 '민주주의 수업'을 받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2년이 지난 오늘날 MB와 한나라당의 독재적 행태를 보고 고작 한다는 말이 고작 "다수의석을 갖고도 아무 일도 못하면 무능한 것" 따위 인가? 그가 정작 MB정부와 한나라당에게 도움이 되려면, 당장 '강행처리 중단'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 한나라당을 위한 길이자, 국민들에게 그나마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는 방법이다.

노년에 매번 한심한 말이나 일삼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두고, 국민들은 어떤 말이 하고 싶을까?

'이런 대통령 세계에서 없을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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